공들여 진행한 공사가 드디어 준공 검사를 마치고 끝났는데, 정산 받을 공사대금에서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돈이 있으신가요? 바로 ‘하자보수보증금’ 때문일 텐데요. 대체 이 돈은 언제까지 묶여있고, 정확히 얼마를 내야 하는 건지 답답했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당장 현금 유동성에 부담이 되고, 발주처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하자에 대비해야 하니 양측 모두에게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죠. 복잡한 법규와 절차 때문에 머리 아프셨다면, 이제 그만 걱정하세요. 하자보증금율의 모든 것을 속 시원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하자보증금율 핵심 요약
- 하자보증금은 공사 완료 후 발생할 수 있는 하자에 대비해 예치하는 돈으로, 계약금액에 공종별 하자보증금율을 곱해 산정합니다.
- 하자보증금은 법적으로 정해진 하자담보책임기간 동안 보관하며, 이 기간이 끝나고 최종 하자가 없음을 확인하면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 현금 납부 대신 건설공제조합이나 서울보증보험 등에서 발행하는 보증서나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자보수보증금, 도대체 왜 필요할까
하자보수보증금은 건설공사가 끝난 후,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할 수 있는 하자에 대한 보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계약상대자가 발주처에 납부하는 금액입니다. 이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및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 그리고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를 둔 의무 사항입니다. 쉽게 말해, 공사의 품질을 보증하는 일종의 ‘책임 보증금’인 셈이죠. 발주처는 이 제도를 통해 부실시공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안정적으로 시설물을 유지관리할 수 있으며, 시공사에게는 책임감 있는 시공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계약담당공무원은 준공검사 후 대가지급 전까지 하자보수보증금을 납부받아 하자담보책임기간 동안 보관해야 합니다.
공사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하자보증금율
모든 공사에 동일한 하자보증금율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에서는 공사의 종류, 즉 ‘공종’에 따라 하자보증금율을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사의 중요도, 난이도, 그리고 향후 하자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입니다. 만약 여러 공종이 섞인 복합공사인데 하자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면, 주된 공종의 요율을 따르게 됩니다.
| 공종 구분 | 하자보증금율 (계약금액 대비) | 주요 공사 내용 |
|---|---|---|
| 중요구조물공사 등 | 5% | 철도, 댐, 터널, 교량, 발전설비, 조경공사, 중요 상하수도 구조물 |
| 공항, 항만 공사 등 | 4% | 공항, 항만, 방파제, 사방, 간척 공사 |
| 일반 건축 및 도로 공사 등 | 3% | 관개수로, 도로(포장 포함), 매립, 상하수도 관로, 하천, 일반건축 |
| 기타 공사 | 2% | 위에 해당하지 않는 기타 공사 |
다만, 모든 공사에 하자보수보증금 납부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조물 해체 공사나 단순 모래, 자갈 채취 공사처럼 공사의 성질상 하자 보수가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계약금액이 3천만 원 이하인 공사 등은 납부가 면제될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보관하고, 언제 돌려받을 수 있나
시공사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은 바로 보관 기간과 반환 시점일 것입니다. 하자보수보증금은 ‘하자담보책임기간’ 동안 보관됩니다. 이 기간은 공사가 완료되고 전체 목적물을 인수한 날과 준공검사를 완료한 날 중 먼저 도래한 날부터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하자담보책임기간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 4]에서 공사의 세부 공종별로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10년까지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량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부는 7년에서 10년, 일반적인 방수공사는 3년, 조경 식재 공사는 2년 등으로 기간이 다릅니다.
이 하자담보책임기간이 만료되면, 발주처는 최종적으로 하자가 없는지 검사를 실시합니다. 계약자는 기간 만료 14일 전부터 만료일까지 최종검사를 받아야 하며, 이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하자보수완료확인서’가 발급됩니다. 이 확인서가 발급되면 비로소 시공사의 모든 책임과 의무가 소멸하며, 묶여 있던 하자보수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여러 공종이 복합된 공사라면, 각 공종별로 하자담보책임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해당 공종의 보증금을 먼저 반환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현금 대신 보증서로, 똑똑하게 납부하는 방법
하자보수보증금을 계약금액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 현금으로 직접 예치하는 것은 시공사에게 큰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공사계약에서는 현금 납부를 대신하여 보증서나 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매우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보증기관으로는 건설공제조합,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 등이 있습니다. 시공사는 이들 기관에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하자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 발주처에 제출하면 됩니다. 이 방법은 적은 비용으로 하자보증 의무를 이행할 수 있어 널리 활용됩니다. 보증서 발급 절차는 보통 나라장터(G2B)와 같은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보증 요청을 등록하고, 선택한 보증기관의 온라인 시스템에서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국세완납증명서 등의 서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장기계속공사, 하도급 계약의 경우는
계약 기간이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계속공사’의 경우, 하자보수보증금 납부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원칙적으로는 매년 체결하는 연차계약별로 하자보수보증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차계약별로 하자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총공사가 모두 완료된 후 전체 공사금액에 대해 한 번에 납부하게 됩니다. 이는 실무적인 편의와 책임 소재의 명확성을 위한 규정입니다. 만약 차수별로 시공사가 달랐다면, 최종 시공사는 자신이 담당한 공사 부분에 대해서만 하자보수보증금 납부 의무를 지는 것이 일반적인 판례의 입장입니다.
한편, 원도급사가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맺는 경우에도 하자보증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통해 하수급인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개선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전체 공사 준공일부터 하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시작되어 불합리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하수급인이 시공한 공사가 완료되고 원수급인이 인수한 날부터 책임 기간을 기산하도록 하여 부담을 완화했습니다.
분쟁 발생 시 대처 방안
만약 하자담보책임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했지만 시공사가 보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 발주처는 예치된 하자보수보증금을 사용하여 직접 보수하거나 제3자에게 보수를 맡길 수 있습니다. 보증서로 납부된 경우, 발주처는 건설공제조합이나 서울보증보험과 같은 보증기관에 보증금 지급을 청구하게 됩니다. 청구를 받은 보증기관은 통상 30일 이내에 보증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하자의 범위’나 ‘보수 비용’을 두고 발주처와 시공사, 혹은 보증기관 간에 분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해결하게 됩니다. 판례에 따르면 하자보수보증금 채무와 공사대금 채무는 동시에 이행되어야 할 관계로 보기도 하므로, 관련 분쟁 시에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